


김제시립도서관 작고 작가 기획전 ‘기억 속으로 가는 시간’
(김제 출신 임영춘-정양 작가를 재조명하는 이번 기획전에 자료를 제출하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한 문학계 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제시립도서관은 ‘김제에 서(書) 찾기’ 사업의 일환으로 임영춘과 정양, 두 명의 작고 작가를 기리는 기획전 ‘기억 속으로 가는 시간’을 2층 일반자료실에서 10월말까지 상시 전시한다.
책으로 지역을 아카이빙 하는 이번 작업은 김제의 역사, 사회, 문화를 배경으로 하는 책이나 김제 출신 작가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이들 향토자료 수집을 통해 지역문화 향유와 애향심을 부여하고, 시민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김제의 책 공유를 통해 지역 주민들의 지역 정체성 찾기에 일조한다는 취지다.
이번 전시에서는 임영춘 작가와 정양 작가의 책, 이들 작가의 고향과 작품의 세계 속 배경지의 모습이 담긴 사진, 활동 당시 제자들과의 사진과 관련 유품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임영춘(1932-2022) 작가는 김제 광활면 출신으로, 이주민 집안에서 태어났다. 한양대와 원광대 등에서 강의를 했고, 남성학원 국어 교사로 명예 퇴직했다. 그의 대표작은 ‘갯들’(1981)로, 일제의 수탈정책과 간척사업에 휘말린 농민들의 삶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소설이다. 작가가 자라온 갯벌 배경을 토대로 4년간의 자료 수집을 거쳐 집필한 역작으로, 이 소설을 본 조정래가 대하소설 ‘아리랑’ 집필을 준비하며, 임영춘을 찾아와 조언을 구한 일화가 널리 회자되고 있다.
임영춘은 또한 1993년 일본에서 ‘추한 한국인’ 이라는 책이 발간돼 베스트셀러에 오르자, 논평집 ‘추한 한국인이 일본에게 답한다’를 통해 정연한 논리로 이를 조목조목 반박함으로써 일본 열도는 물론 이 땅의 지식인들조차 깜짝 놀라게 하며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유석 시인은 “임영춘 선생은 민족의 애환을 누구보다 생생하게 재현한 작가”라며 “이산의 아픔을 그린 첫 작품 ‘맥’에서부터 ‘대지의 유언’에 이르기까지 민초들의 서사를 진솔하게 펼친 리얼리스트였다”고 평가했다. 또한 “당대의 베스트셀러였던 ‘갯들’은 일제강점기 수탈의 현장을 극사실적으로 묘사함으로써 흐릿해져 가던 우리의 의식에 강렬한 파장을 일으켰다”며 “허구 아닌 생의 체험들을 날 것 그대로 새긴 임영춘의 정체성은 시대를 넘어 마땅히 재조명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양(1942-2025) 작가는 김제 신풍리에서 태어나 공덕면 마현리에서 삶의 기억을 키웠다. 제9회 모악문학상(2001), 제1회 아름다운작가상(2002), 제7회 백석문학상(2005), 제8회 구상문학상(2016)을 수상했다. ‘까마귀떼’(1980)부터 ‘암시랑토앙케’(2023)까지 다수의 시집을 펴냈고, 판소리평론집 ‘판소리 더늠의 시학’(2001), 시화집 ‘동심의 신화’(2002), 산문집 ‘백수광부의 꿈’(2009), 평론집 ‘세월이 보이는 길’(2012), 동시집 ‘보리방귀’을 내고, ‘두보시의 이해’ 등 공역·공편한 작품도 여럿 있다.
이에 대해 이병초 시인은 “개인의 슬픔, 개인의 한계와 그리움에서 시가 촉발됐을지라도 선생의 시편들에는 시대의 불순한 징후를 비껴감이 없다”며 “정양 선생의 시가 한국 현대시의 정점이라는 데 이견은 없을 듯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전북의 토박이말을 입소리 그대로 시의 정면에 언표한 이유는 문명사회가 명백하게 잃고 있는 게 무엇인가를 짚어봐야 한다는 시인의 선언과 같다”며 “정양 선생의 시는 모두가 사람다운 삶을 살기를 원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동철 전북작가회의 회장은 “작고 문인을 현재로 호출해준 김제시립도서관 측에 감사 말씀을 전한다”며 “이런 행사가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꾸준히 기획, 실행됨으로써 전북 토박이말에 엉긴, 역사의식을 토대로 한 사람다움의 언어미학이 김제 시민 모두의 자부심으로 확장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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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전북도민일보 https://www.dom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68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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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9 09:14:30 에 등록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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