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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강霜降 입동
작성자 : 鄭洋  (홈페이지)


상강霜降1  

해맑게 글썽거리던 것들이
이렇게 날이 서는 수도 있구나
오뉴월에도 내린다던 그 서릿발
어렵사리 짐작하면서
서릿발 깔린 풀밭길을
햇살도 차마 비껴 딛는다

-『시작』2008. 봄호.

상강霜降 ‧ 2

감추고 살던 속살로
골짜기 골짜기 곱게 물들던 산
사실은 온몸이 다 성감대라는 듯이
울긋불긋 불붙어 타오르던 산들이
하룻밤 된서리에 폭삭 늙었다
울긋불긋 타오르는 일이 얼마나
말도 못하게 아팠던가를
저렇게 모질게 새겼나보다

-『쿨투라』2008년, 봄호.

입동立冬

벌레들 다 땅 속에 숨었는데
벼 벤 그루터기 옆
이 세상에는 숨기지 못하는 꿈이
끝끝내 있다고
영영 깨어나지 못하는 꿈도
끝끝내 있다고,
꼬리만 땅에 묻은 채 메뚜기도
깊은 겨울잠에 들었다


[2023-11-07 12:06:24 에 등록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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