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洋의 홈



유리창에 얼핏얼핏
작성자 : 鄭洋  (홈페이지)


단픙

  
잊고 싶을수록  
더 깊이 번지는 상처가  
감출수록 드러나는 소문보다  
더 아팠나보다
  
이 세상 어디에도  
더는 못 감출 상처가  
골짜기마다 울긋불긋  
앞다투어 타오른다

           문예연구 2021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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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에 얼핏얼핏  


예순 지날 무렵부터
만날 때마다 하근이는
허리 좀 펴고 살라고 잔소릴 했고,
굽은 게 허리 아닌 등짝이라고
번번이 일러두어도 하근이는 번번이
허릴 펴라고 되씹곤 했다

내 구부정한 모습 유리창에
얼핏얼핏 비칠 때마다
무슨 대단한 짐이라도
짊어지고 살아온 것 같아
이 세상에 민망하기도 하거니와

고집스럽던 하근이 모습
얼핏얼핏 되살아나
유리창 앞 우두커니 서서
오가는 세월 곱씹어본다


    ★하근이: 몇 해 전 타계한 문학평론가 오하근


[2021-03-30 21:48:00 에 등록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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