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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로(寒露)
작성자 : 鄭洋  (홈페이지)


한로(寒露)


찬이슬 내리면
억새꽃 하얗게 부풀고  
들판의 벼이삭 거두어먹은
길가의 산기슭의 은행잎들이
벼이삭보다 더 노렇게 물든다
햇볕도 찬이슬 맞아 철이 드는지
햇감들 주렁주렁 낯을 붉히고
찬이슬 맞아 더 푸른 하늘이
찬이슬로 더 창백해진 낮달더러
너는 언제 철들어 익을 거냐고
짐짓 투정을 늘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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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이슬 내리면
억새꽃 하얗게 부풀고
찬이슬 거듭 내리면
들판의 벼이삭 거두어먹은 은행잎들이
벼이삭보다 더 누렇게 물든다
햇볕도 찬이슬 맞아 철이 드는지
감나무마다 주렁주렁 붉은데
찬이슬 맞아 더 푸른 하늘이
찬이슬 맞아 더 창백해진 낮달더러
너는 언제 철들어 익을 거냐고
짐짓 투정을 늘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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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안 씹히고 잘 안 보이고
잘 안 들리고 잘 안 나오고
잘 안 돌고  잘 안 꺼지고......
老化는 그 주어들을 야금야금 갉아먹는데

어쩌디 한 번씩 예전에 쓴 시를 손질한다.
더 어두워지기 전에
 이런 작업들 한꺼번에 할
그런 기회가 오기를 기다린다.



[2019-10-08 14:29:36 에 등록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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