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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펀지 20 또 첫눈
작성자 : 鄭洋  (홈페이지)


  
  지난해처럼 첫눈이
  또 노골적으로 내렸습니다.
  가난과 사랑과 기침은 끝끝내
  감출 수 없는 거라는데,
  그런 것들 말고도 끝끝내 감출 수 없는 게
  얼마든지 있다는 듯이
  이 세상에는 밤 깊도록
  눈보라가 사납게 휘날리고 있었습니다.
  저렇게 끝끝내 감출 수 없는 그것이
  참담한 사랑인지 앙다문 분노인지 산발散髮한 절망인지
  끝끝내 용서하지 못할 치명적 몸부림인지
  밤새 헤아리다 헤아리다 꿈자리 사납던 다음날 아침,  
  끝끝내 용서할 수 없는 건 이 세상에 없다는 듯이,
  이 세상을 하얗게 덮은 그 눈보라들이
  참담한 사랑이 산발한 절망이 이빨 앙다물고 
  눈부시게 눈부시게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2006-12-20 11:11:47 에 등록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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